출처 : http://berlingermanystory.tistory.com/83



스타트업에서 일한지도 5년이 다 되어가네요. (베를린에서는 1년...)

최근들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느끼고 있습니다.


한 사람한테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도 쉽지 않은데, 팀원이 10명, 20명, 100명으로 늘어나면 커뮤니케이션 흐름을 정돈하기가 더 힘들어지죠. 게다가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참여하게 되면 난이도 급상승.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하게 됩니다.


베를린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평소에 커뮤니케이션 툴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이메일 : 없어서는 안되지만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


1. 편지를 주고 받는 느낌. 빨리 처리해도 되지 않는 업무를 요청할 때 주로 사용한다.

2. 회사동료든, 외부사람이든 모두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쓸 수는 없다.

3. 이메일은 정보교환에는 효과적이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물을 때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회사 티셔츠를 황소개구리똥 색으로 맞추려는데 어떻게 생각해?" 이런 질문을 이메일로 보내면 상대방은 "별로야" 라는 말을 어떻게든 부드럽게 전달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게 된다. 시간낭비도 시간낭비고 제대로된 피드백 받기도 힘듦.

4. 이메일이 3줄 이상 넘어가면 사람들은 잘 읽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읽는다. 그리고 오해가 생긴다. "꼼꼼히 읽어!" 라고 구박해서 될 일이 아니다.

5. 두 사람이 메인으로 이야기하고 수십명이 cc된 이메일의 경우, 두 사람 이외에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프 : 유용하지만 살짝 모자른 녀석


1. 이메일이 편지를 교환하는 느낌이라면 스카이프는 호텔 로비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느낌.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빠르게 이야기할 수 있다.

2. 사소한 디테일을 논의하기 좋다.

3. 화상통화 퀄리티도 꽤 괜찮은 편이다. 돈도 들지 않고.

4.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한 대화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내용을 평행으로 진행하기가 어렵다.

5. 대신 퇴근 후 이메일을 체크하는 사람은 있어도 스카이프에 접속하는 사람은 잘 없기 때문에 업무시간 내에서만 사용하게 된다.







슬랙 : 이메일과 스카이프를 (거의) 대체할 수 있어서 사랑스러운 툴


1. 스카이프가 호텔 로비라면 슬랙은 수백개의 회의실이 있는 건물 같은 느낌.

2. 여러 주제의 대화방을 따로 만들 수 없는 스카이프의 단점을 커버한다. 주제별로 대화방을 만들고 관련 사람들을 따로 초대하여 업무 주제를 섞이지 않게 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

3. 파일을 상대방에게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방에 업로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수신할 필요가 없고 원할 때 다운로드 하면 됨.

4. 거의 대부분의 파일, 링크, 글, 코드 형식을 이해한다. 예를 들어 유투브 링크를 공유하면 그냥 링크만 나오는 게 아니라 유투브 링크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동영상 썸네일 재생 버튼이 나옴.

5. 대신 외부 사람들과 이야기하려면 아직까진 이메일이나 스카이프를 사용해야한다.

6. 아직 보편적인 툴은 아니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페이스북 메신저 (또는 카카오톡, 라인) : 나의 사적이고 사적이며 사적인 공간


1. 팀원들의 사생활이 담긴 공간이기 때문에 업무 이야기를 하면 환영받지 못한다.

2. 회사 사람들과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다고 해도, 업무와 관련없는 이야기만 하는 게 좋다. "어차피 스카이프든 페북 메신저든 똑같은 메신저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느낌의 차이는 의외로 크다. (상사와의 업무 논의를 카페에서 하는 것과 내 집에서 하는 것이 다른 것 처럼)







전화 : 독일 와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존재


1. 정말 급한 내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강제로 시간을 뺏기 때문.

2. 정보 전달에도 그렇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어차피 상세내용은 메신저나 이메일로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음.

3. 스카이프 화상통화 음질이 별로 좋지 않을 때 사용한다.







직접 대화 :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는 없는 커뮤니케이션 수단


1. 디지털 툴이 많아지면서 예전만큼 사랑받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 하지만 그 어떤 툴보다 효과적이다.

2. 상대방이 쓴 글이나 목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표정, 억양, 냄새, 시선 등의 정보가 종합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상대방의 내용을 파악하기에 직접 이야기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3. "회사 티셔츠를 황소개구리 색으로 맞추려는데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을 직접 만나서 하면 상대방 표정에서 이미 GOOD인지 BAD인지 파악할 수 있다.

4. 정확한 정보전달에 취약하다. 상대방이 까먹거나 잘못 알아들을 위험성이 있다.

5. 정보나 생각만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 간의 관계도 형성되기 때문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시너지가 그만큼 늘어난다.

6. 키보드로 이메일 쓸 시간에 상대방 자리로 걸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자. 얼굴보고 이야기하면 훨씬 빠르다.






여섯 줄 요약


1. 이메일: 길게 쓰지말고 정보 전달에만 사용하자

2. 스카이프: 외부 사람들과 디테일 논의하기에 좋고 화상통화 때문에 버릴 수 없음

3. 슬랙: 이메일과 스카이프를 거의 대체할 수 있으므로 애용하면 좋다

4. 페북 메신저: 여기서 일 얘기는 하지 말자

5. 전화: 정 급할 때만 사용 ("이메일 보냈으니 확인해주세요~" 이런 전화 하지 말자 제발)

6. 직접 대화: 상대방의 생각을 물을 때 이메일 쓰지 말고 직접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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